마음으로 전해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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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의 유서마음으로 전해지는 글 2010. 5. 30. 21:53
어느 노숙자의 유서 내가 사는 곳은 서울역 지하도 불안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오 반기는 사람도 식탁도 없지만 딱딱한 시멘트 바닥이 그렇게 아늑하고 포근할 수 없다오. 음식 냄새를 물씬 풍기면서 배달 가는 저 아주머니를 난 모르지만 가끔 밥 한 상을 놓고 간다오 드넓은 하늘 아래 밥 한 끼 도와준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오? 나도 모르게 세상의 따뜻한 온기를 절절히 느낀다오. 내가 열심히 살면서 수양과 도야를 취미 삼았는데 당신 말처럼 돈이 나와 밥이 나와 오늘도 자연의 배려로 라면박스를 구하러 다니는 수고 없이 신문지 몇 장 깔고 포근하고 고운 당신이 그리워 이제 서울역을 떠나 당신에게 가려하오. 홀로 먼저 보내고 무슨 미련이 많아 이리도 어정거렸는지 모르겠소. 나를 반겨줄 애틋한 마음 눈을 감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