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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N0181.JPG) 아래 사진 능선 중 가운데 낮은 부분이 박달재입니다.
지난 15일 기자는 강원도 동해시 무릉계곡 입구에서 출발해 두타산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11시가 조금 안된 시각에 첫발을 내디뎌 오후 4시가 넘어 해발 1352.7m 두타산 정상에 도달했습니다. 매번 산을 오를 때 힘이 �萱� 들지만 산 정상에 오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한 희열을 느낍니다. 정상에 올라서면 기자는 언제나 넋을 잃고 동서남북 4방을 두루 살펴봅니다. 높은 곳에서 아름다 운 산하를 감상하기 위해서죠. 기자가 힘들여 산에 오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상에 설 때마다 실감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정말 산이 많기도 하다"는 것이죠. 한 봉우리를 정복하고 나면 바로 앞에 또 높은 산이 있기 마련입니다. 도대체 우리나라에 있는 산은 과연 몇개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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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400개. 산림청이 12월 13일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산의 숫자는 모두 4400개라고 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산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죠. 보도자료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더군요. 산림청이 산을 찾아낸 과정은 이렇습니다. 먼저 국토지리정보원이 작성한 자연지명 자료(2005년 통계연보)을 이용해 산으로 분류할 만한 '산' '봉' '재' '치(티)' 등이 들어간 자연지명 8007개를 추려냈습니다. 이중 '재' '치(티)'는 제외했다 고 합니다. 고개이기 때문이죠. 14일 기자는 두타산에 오르기 전 박달재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지명에 '재'라는 이름이 들어갔으 니 고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개는 산 앞뒤에 있는 마을을 연결하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마을 어 느 쪽에서 보아도 가는 길 중 해발이 가장 높은 곳입니다. 하지만 고개 정상에 오르면 좌우에 그곳보 다 더 높은 곳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고개는 길을 기준으로 하면 가장 높은 곳이지만 산 능 선을 기준으로 하면 두 산 사이에서 가장 낮은 곳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계령, 대관령 등을 가본 사 람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자가 그날 들렀던 박달재는 백두대간의 한 지점입니다. 북쪽에는 청옥산이 있고 남쪽에는 두타산이 더 높이 서 있죠. 그 다음 산림청은 각 지자체가 만든 '등산로 현황 자료'에 나타난 산 목록과 비교하고 또 자체적으 로 가지고 있는 산림지리정보시스템(FGIS)의 수치지형도와 대조하여 등고선이 없거나 확인되지 않 은 산은 제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를 지자체에서 다시 검토하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형학계, 지리학계, 국토지리정보원, 산악단체 등 관련기관 전문가회의를 통해 최종 적으로 '산이라 부를 만한 곳'을 확정했습니다. 모두 4400개라는 것이죠. 전국 4400개 산 중에는 제주도의 오름 8개가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름은 기생화산을 이르는 제주 사투리입니다. 현재 제주도에는 총 386개의 오름이 있는데 이중 높이(지표고)가 200m 넘는 것 만 산으로 분류했다고 합니다. 산림청이 산으로 분류한 4400개는 실제 현장을 가보고 만든 자료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산은 모두 4400개'라는 것은 임시적인 자료일 뿐입 니다. 그럼 전국의 4400개 산 중 여러분은 과연 몇개나 올라가보셨나요. 기자는 몇개나 가보았느냐고요. 몇년간 많이 돌아다녔지만 앞자리 숫자 '4'를 뺀 400개라도 될 지 의문입니다. 그런데 산이 많은 곳은 강원도가 아니라 경북이더군요. 또 2위는 경남, 3위는 전남입니다. 4400개 중 경북 689개, 경남 635개, 전남 568개, 강원은 517개입니다. 낮은 산도 하나로 치니 그렇겠죠. 하지만 강원도는 총 면적 대비 산림면적 비율은 82.5%로 가장 높습니다. 어디를 봐도 죄다 산이라 는 것이죠. 설악산, 치악산, 오대산 등 해발이 높은 산도 역시 많습니다. 산림청이 많은 노력을 했지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4400개 산의 높이에 대한 자료가 없다는 점입니다. 기자가 평소 가장 궁금했던 것이 '해발 1000m를 넘는 산이 전국에 과연 몇개 있을 까'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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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00566.JPG)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달아공원 남단에서 본 바다. 다도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그럼 바다 위 섬은 총 몇개나 될까요. 지난 4월 7일 아침 6시 경남 통영시에 있는 미륵도 남단의 달아공원. 서울에서 심야고속을 타고 새벽 통영시내에 도착한 후 다시 시내버스로 바꿔타고 찾아간 곳입니다. 공원 남쪽 바다가 잘 보이는 곳으로 가니 수면 위에 떠있는 섬이 정말 많더군요. 산만큼 섬도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행자부가 11월 23일 내놓은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영해 안에 4410개의 섬이 있다"고 합니 다. 위성영상사진과 지적도면 전산자료를 기초로 찾아냈다고 합니다. 그 기준은 무엇이냐고요. 보충자료에 따르면 '1평당미터 이상의 섬'이라고 합니다. 전국의 4410개 섬 중 1417개는 지적공부에 아직 등재되지 않은 '주인 없는 섬'이라고 합니다. 면적 은 3296만여 평방미터로 여의도 면적(약295만 평방미터)의 112배입니다. 지적공부에 오르지 않았으 니 당연히 사람도 살지 않는 섬이겠죠. 현재 지적공부에 올라있는 2991개 중 실제 사람이 사는 섬, 즉 유인도는 491개입니다. 2500개는 무 인도라는 것이죠. 섬은 "수면으로 둘러싸여 만조 때도 수면 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 지역"으로 정의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물 위에 있다고 다 섬은 아닙니다. 사회경제적 조건으로 '인간의 거주가 가능하고 독자적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암석(Rock)일 뿐입니다. 행자부가 '주인 없는 섬'이라고 밝힌 1417개 섬 중 가장 작은 것은 전남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 본섬 에서 약 400m 거리에 위치한 6평당미터 규모의 '초미니 섬'입니다. 과연 사람이 살 수 있을 지 궁금 합니다. 행자부에 따르면 일본은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1740km 떨어진 가로 2m, 세로 5m의 작은 '암석'를 1988년 인공섬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본이 '오키노토리시마'라고 이 암석은 수면에서 높이가 70cm에 불과해 파도가 조금만 몰아쳐도 잠겨버리기도 하지만 콘크리트로 지름 50m, 높이 3m의 인 공섬을 만든 것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설정하기 위해서죠. 섬나라 일본의 '바다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망지리산.jpg) 경남 남해안 사량도 지리망산에서 육지쪽으로 본 모습. 지리산이 보인다고 해 '지리망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섬은 "수면으로 둘러싸여 만조 때도 수면 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 지역"으로 정의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물 위에 있다고 다 섬은 아닙니다. 사회경제적 조건으로 '인간의 거주가 가능하고 독자적 경제활동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암석(Rock)일 뿐입니다. 행자부가 '주인 없는 섬'이라고 밝힌 1417개 섬 중 가장 작은 것은 전남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 본섬 에서 약 400m 거리에 위치한 6평당미터 규모의 '초미니 섬'입니다. 과연 사람이 살 수 있을 지 궁금 합니다. 행자부에 따르면 일본은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1740km 떨어진 가로 2m, 세로 5m의 작은 '암석'를 1988년 인공섬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본이 '오키노토리시마'라고 이 암석은 수면에서 높이가 70cm에 불과해 파도가 조금만 몰아쳐도 잠겨버리기도 하지만 콘크리트로 지름 50m, 높이 3m의 인 공섬을 만든 것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를 기준으로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설정하기 위해서죠. 섬나라 일본의 '바다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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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동도, 서도를 포함하여 91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2006년 9월 전까지는 '3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2005년 3월 16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조례를 제정하자 한 국 정부는 독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일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독도 주변 바위섬을 새로 측량해 '섬'으로 등록한 것이죠. 정부는 수면 위 면적이 1평방미터 이상인 바위섬까지 일일이 지번을 매겼습니다. 지적공부에 등재 하는 것은 물론 공시지가까지 매겼습니다. '주인 있는 섬'으로 "한국땅"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고 이를 인정받기 위해서죠. 하지만 일본은 "인정하지 못한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독도(Dokdo)'라는 이름도 아직 국제적으 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도.jpg) [출처=구글 어스]
구글 어스는 독도를 'Liancourt Rocks'이라고 표기하고 있습니다. '리앙쿠르'는 독도를 발견한 프 랑스 포경선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이에 'Rocks'이라고 표기했으니 섬이 아니라 '암석'이라는 것이 죠. 언제쯤 'Dokdo islands'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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